티스토리 뷰
목차
“내가 안 했어!”, “○○가 시켰어!”, “몰랐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 탓을 하는 아이는, 책임을 지는 것보다 비난받는 것이 더 두려운 상태일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아이가 책임을 회피하는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책임감과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부모의 대화법을 안내합니다. 훈육은 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길입니다.
책임감은 꾸중이 아니라, 기회를 통해 자라는 힘이다
“자기가 깨뜨려 놓고 왜 안 그랬다고 해요?” “남 탓만 하고, 자기가 한 일은 인정하지 않아요.” 부모는 이런 상황에서 실망하거나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책임을 회피할 때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4~7세 아이는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잘못했다’는 말이 곧 ‘나는 나쁜 아이야’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즉, 행동의 실패가 존재의 부정처럼 받아들여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가 “왜 그랬어?”, “책임져!”라고 강하게 몰아세우면, 아이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회피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고,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안전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아이는 책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의 책임 회피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책임감을 키우는 대화법과 훈육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책임 회피하는 아이와의 대화법 6단계
1. 감정부터 먼저 읽어주세요
✅ “지금 말 못 하는 걸 보니까, 혹시 혼날까 봐 걱정됐니?”
✅ “잘못했다고 말하면 속상할까 봐 그랬을 수도 있겠네.”
책임 회피의 가장 큰 이유는 ‘혼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감정을 먼저 인정해 주는 말은 아이의 방어심을 낮추는 첫걸음입니다.
2. ‘잘못’보다 ‘상황’을 먼저 말해주세요
❌ “왜 그랬어?”, “그거 네가 한 거잖아.”
✅ “여기 컵이 깨졌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이 이야기해볼까?”
상황 설명에서 시작하면 아이는 방어보다 ‘사실 확인’에 집중하게 됩니다.
3. “누가 했는지”보다 “어떻게 해결할까”에 초점을 주세요
✅ “지금 이 일이 생긴 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우리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
책임을 묻기보다 해결 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하면, 아이는 자율적으로 책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4. ‘인정할 수 있는 경험’을 반복해서 제공하세요
✅ “스스로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용기 내줘서 기뻐.”
실수를 고백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받은 아이는, 다음에도 숨기기보단 인정하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5. “실수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 “엄마도 어릴 땐 실수 많이 했어. 중요한 건 다시 해보는 거야.”
실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말은,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고 회복 탄력성을 키웁니다.
6. 책임의 의미를 감정이 아닌 ‘가치’로 알려주세요
✅ “책임을 진다는 건 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 “스스로 인정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게 진짜 멋진 사람이야.”
책임은 벌이 아니라, 성장하는 사람이 되는 자격이라는 인식을 언어로 심어주세요.
책임감은 비난이 아닌, 신뢰 속에서 자란다
아이에게 책임감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먼저 **실수를 고백할 수 있는 안전한 관계와 언어 환경**이 필요합니다. “왜 그랬어?”가 아닌 “어떻게 할까?”라는 접근, “혼나지 않을까?”보다 “말해줘서 고마워”라는 피드백이 아이의 내면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책임 회피는 방어이며, 아이가 아직 자기 실수를 감정적으로 다룰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신호입니다.
따라서 훈육은 책임을 따지는 일이 아니라, 책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 아이가 자신의 실수를 숨기려 했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사실을 말하는 건 어려운 일이야. 그런데 엄마는 네가 그 용기를 낸 걸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 이 말은 아이가 다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단단한 자아로 자라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