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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싫어요"를 말하는 능력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기 의사 표현과 경계 설정의 시작입니다. 특히 3세 이후의 아이는 자율성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조절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상황에 맞는 거절을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역할과 대화 기술을 소개합니다. 건강한 거절은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는 힘이기도 합니다.
“싫어요”는 반항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시작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순종적인 태도를 원합니다. 말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하고, 울지 않고, 참는 아이를 ‘착한 아이’로 여깁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하는 “싫어요”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기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려는 본능적인 시도입니다. 특히 3세 이후의 아이는 자율성과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어 하고, ‘내 선택’을 주장해 보고 싶어 합니다. 이때 부모가 “말대꾸하지 마”,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라며 거절의 기회를 막아버리면, 아이는 감정 표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억제하게 됩니다. 그러나 타인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아이는 이후 학교나 사회생활 속에서 부당한 대우를 거절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억눌러 정서적 불안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싫어요’를 건강하게 말할 줄 아는 아이는 자기감정을 정확히 알고, 타인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으며, 갈등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가 아이에게 ‘거절’을 가르치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와 실천적 언어 습관을 제시합니다. 거절을 허용하는 양육은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시작점입니다.
아이에게 건강한 거절을 가르치는 6가지 실천법
1. ‘싫어요’를 허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아이에게 항상 “그건 하면 안 돼”, “지금은 무조건 해야 돼”라는 말만 반복하면, 아이는 거절이 곧 사랑을 잃는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 “싫다고 말할 수 있어. 대신 이유도 함께 말해줄래?” 이렇게 아이의 감정과 선택을 존중받는 경험을 누적시키면, 아이는 ‘거절도 괜찮다’는 감정적 안전을 느끼게 됩니다. 2. ‘싫어요’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아이에게 거절은 타인과 경계를 구분하는 첫 단추입니다. ✅ “친구가 네 물건을 가져가려 할 때, 네가 싫다고 말할 수 있어. 그건 너의 소중한 물건이니까.” 이처럼 구체적인 상황에서 거절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주면, 아이는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자기감정을 지키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3. 아이가 ‘싫어요’를 말했을 때 반응을 조심하세요
아이의 “싫어!”라는 반응에 즉각적으로 짜증 내거나, 무시하거나, 혼내는 경우 아이는 감정을 억제하게 됩니다. ✅ “지금은 하기 싫을 수도 있어. 그 마음은 이해돼. 그런데 이건 꼭 해야 하는 일이야.” 거절을 수용하되, 필요한 경우 행동의 경계는 유지하는 균형 잡힌 반응이 중요합니다. 4. 부모가 먼저 거절의 모델이 되어주세요
부모가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 역시 타인의 눈치를 먼저 보게 됩니다. ✅ “오늘은 엄마가 피곤해서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어. 다음에 도와줄게라고 이야기했단다.” 부모의 거절은 아이에게 건강한 사회적 관계 기술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줍니다. 5. 아이의 감정을 해석해 주는 언어를 사용하세요
✅ “지금은 하기 싫어서 싫다고 한 거야?” ✅ “무서워서 싫은 걸까, 귀찮아서 싫은 걸까?”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은, 정서 조절력과 자기 이해력을 함께 길러줍니다. 6. ‘싫어요’를 예의 바르게 말하는 연습도 함께 가르치기
거절은 권리이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표현이 병행되어야 관계를 해치지 않습니다. ✅ “그건 싫어요. 대신 ○○는 어때요?” ✅ “지금은 못 하겠어요. 나중에 하고 싶어요.” 대안 제시형 거절을 연습하면, 아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을 지키면서도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거절을 배운 아이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아이가 된다
‘싫어요’는 이기적인 말이 아닙니다. 타인의 요구와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경계를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 힘은 단지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넘어서, 아이가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갈등을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기초**가 됩니다. 부모가 거절을 허용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할 수 있으며, 타인의 감정을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안정감을 지니게 됩니다. 반면 거절이 허용되지 않는 환경은, 아이로 하여금 순응과 억압에 익숙해지게 하고, 성인이 되어도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거나 자기표현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아이가 “싫어”라고 말했다면, 그것은 훈육의 실패가 아니라 자기표현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을 비난하거나 억제하기보다, “싫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네 마음이 어떤지 이해하고 싶어”라고 말해 보세요.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 평생 자기감정과 선택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내면의 힘’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거절을 배우는 아이는, 결국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아이가 됩니다.